혼자와의 전쟁 - 6일차 (완결)
2025. 8. 17. 11:46ㆍ서인의 이야기
오늘은 이상하게 조용했다.
머릿속의 목소리도, 가슴을 짓누르던 무게도, 어제까지의 날카로운 유혹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하루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평범함이 결코 그냥 주어진 게 아니라는 걸.
매일 아침 숨을 고르고, 눈을 감으며, 수없이 ‘아니’라고 말해온 날들의 결과라는 걸.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창밖 하늘은 깊게 물든 파랑이었다.
그 하늘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나는 이제 싸움이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이 싸움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걸 아니까.
물론 앞으로도 목소리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오늘만 쉬자”, “이 정도면 됐잖아” 하고 속삭이며.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대답할 것이다.
“아니. 나는 오늘도 해낼 거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이 싸움이 ‘나를 이기기 위해’가 아니라
‘나를 지켜주기 위해’ 하는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제는 확신할 수 있었다.
하늘이, 바람이, 그리고 어딘가의 내가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수고했다. 이제 너는 너 자신을 믿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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