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의 전쟁
2025. 8. 10. 14:28ㆍ서인의 이야기
오늘도 아침이 아니라, 점심쯤 눈을 떴다.
햇빛이 눈을 찌르는 게 아니라, 죄책감이 먼저 날 찔렀다.
휴대폰이 옆에 있었다.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켰고, 알림이 몇 개 쌓여 있었다.
스크롤 한 번이면, 재미와 쾌락이 기다린다.
아주 싸구려 도파민들.
그런데 웃긴 건… 내가 그 싸구려를 끊어내는 게 이렇게나 힘들다는 거다.
머릿속에서 두 목소리가 싸운다.
"조금만 보자. 잠깐만."
"아니, 그러다 또 하루 다 날린다."
나는 이 전쟁에서 수없이 졌다.
그럴 때마다 내 하루는 찌꺼기처럼 구겨져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오늘만은 이기고 싶었다.
폰을 침대 끝에 던져두고 책상에 앉았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웃기게도, 나한테는 이게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10분만 집중하자.
그렇게 스톱워치를 켰다.
5분이 지나자, 머릿속에 온갖 잡생각이 쏟아졌다.
'저 영상 재밌었는데… 한 번만 볼까?'
'아까 그 채팅 답장해야 하는데…'
손이 폰 쪽으로 가려는 순간, 나는 의자를 뒤로 젖히며 큰 숨을 들이켰다.
"이건 그냥 뇌의 반응일 뿐이야."
스스로 중얼거렸다.
적이 보인다.
이 적은 나다.
아니, 나를 조종하는 도파민 괴물이다.
10분이 끝났다.
별거 아닌 10분인데…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10분을 이기고 나니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하루, 나는 완전히 이기지 못할 거다.
그건 알아.
하지만 오늘도 도망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싸움은… 끝까지 내가 버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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