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의 전쟁 - 5일차
2025. 8. 16. 12:45ㆍ서인의 이야기
아침 공기가 어제보다 더 차가웠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 속 깊이 서늘함이 스며들었다.
이런 날은, 이유 없이 마음도 움츠러든다.
출근길 사람들 틈을 비집고 걷다가, 문득 멈춰 섰다.
머릿속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오늘 하루, 그냥 대충 넘겨도 돼. 어차피 아무도 모를 거야.”
그 속삭임은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는 듯했지만, 그 품은 곧 늪이었다.
나는 숨을 고르고, 주머니 속 손을 꽉 쥐었다.
“아니. 나만은 안다.”
내 목소리는 작았지만, 심장은 그 소리를 확실히 들었다.
카페 문을 열었을 때, 커피향이 온몸을 감쌌다.
오늘은 특별히 창가 자리에 앉았다.
햇빛이 노트 위에 내려앉았고, 그 따뜻함이 마치 ‘괜찮다’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펜을 잡았다.
한 줄, 또 한 줄.
글씨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그 삐뚤빼뚤함마저도 나 같았다.
시간이 흐르고, 창밖 하늘이 점점 파랗게 변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거창한 승리를 쫓는 게 아니라,
그저 매일, 아주 작은 ‘포기하지 않음’을 쌓아가고 있다는 걸.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울에 비친 내 표정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마음속에서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했어. 아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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