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의 전쟁 – 2일차

2025. 8. 11. 15:29서인의 이야기

 

어제는 10분을 버텼다.
웃기게도 그 10분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나도 할 수 있네."
이 생각이, 오늘 하루를 조금 다르게 만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폰을 손에 쥐던 습관부터 버리기로 했다.
폰을 아예 다른 방에 두고 잤다.
눈을 떴는데, 손이 허공을 더듬거렸다.
"아, 없지."
그 순간, 허전함과 동시에 이상한 해방감이 밀려왔다.

커피를 내리고, 책상에 앉았다.
오늘 목표는 어제보다 조금 더 — 15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도파민 괴물 앞에서는 이게 마치 1시간 마라톤 같다.

5분이 지나자, 목이 간질간질하다.
10분이 되자, 갑자기 방 안의 먼지가 눈에 거슬린다.
12분쯤 되니, ‘아 오늘은 그냥 대충하자’는 속삭임이 들려온다.
그때, 나는 그 속삭임을 메모지에 적었다.
"이건 네 목소리가 아니라 도파민 괴물의 목소리다."

그렇게 15분을 버텼다.
어제보다 5분 늘었다.
작은 승리.
누구한텐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한텐 내일을 조금 덜 무서워하게 해주는 승리.

밤에 폰을 확인하니, 하루 종일 쌓여있던 알림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내가 ‘찾아가야만’ 할 만큼, 멀어진 것 같아서.

오늘은 괜찮았다.
내일은… 괜찮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이겼으니, 일단은 충분하다.